'냇물은 보이지 않는데
신발부터 벗는다"는 속담 틀린 거 하나 없지, ㅋㅋ~~
자식들은 날마다 먹고살겠다고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는데
염치없고 눈치 없이 무료한 세월을 사노라니 다시는 건 입맛이요
찾는 곳은 정자 좋고 물 좋은 놀 자리 쉴 자리뿐이라, 구월 중순이 지나 더위가 한풀 꺾이는가 싶으니
옆지기의 옆구리 쿡쿡 찔러 성급히 가을을 느끼려 배내골을 찾았다. 오랜만에 달려보는
석남사 고갯길은 짙은 녹음을 머금고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서 진심 가을이 느껴졌다.
드디어 배내골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사방은 고요롭고 동쪽으로 신불산 간월산과
서쪽으로 수미봉, 향로봉의 바람의 기운까지, 배내골 깊은 계곡을 휘몰아
오랜 방역 생활에 지친 심신을 말끔히 정화시켜주는 듯싶었다.
평일인 탓인가 인적이 없어 그 고요로움이
차라리 적막하기도 하더라...
양산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잠시 산길을 달려보아도 마땅하게 들어가
먹을만한 식당이 없어 이내 차 머리를 돌리고 언양 작천정으로 향했다.
사실 집 나설 때부터 작천정 가서 도토리묵에 막걸리 한 사발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어섰거든... "가을바람은 총각 바람이요 봄바람은 처녀 바람" 이랬는데
웬걸 오늘 보니 가을 문턱에 늙은 여심 싱숭생숭
가을바람은 할망구 바람이로다.
오늘은 이 핑계 내일은 저 핑계 사연 없는 무덤 없다고
ㅋㅋ 술 한잔 먹는 핑계도 참 가지가지다.
나도 소시 때는 이런 여자 아니었는데....
봄날의 벚꽃은 지고 나뭇잎 바래가는
작천정 벚꽃나뭇길 옆에서
막걸리와 사이다의 혼합주
막사이사이 한 잔,
진짜 옛날 생각난다....
한 편의 시를 읊으며
가을을 기다리는 여심(?)....
가을 날 /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이 그림자를 얹으십시요,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요.
마지막 과일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극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요.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 후도 오래 고독하게 살아
잠자지 않고,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불려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 길를 헤맬 것입니다.
가을은 "천고마비"
아니 아니 늙은이에겐
술 한잔의 넋두리가 있는 푸념의 계절....
치즈 조개구이,
처음 먹어봤네.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가을을 느끼고 돌아오며 점심 한 끼 갈비탕 한 그릇~~
한 시간 남짓 허대고 다녔더니 피로가 확 몰려든다.
진짜 빼도 박도 못할 늙은이로세.
모자를 벗으니 흰머리가.
아이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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