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시작되었지만 한낮의 햇살에서
아직은 더위가 느껴진다. 그래, 아직은 곡식이 더 여물어야 하니까....
시월의 하늘은 높고 두둥실 떠있는 구름은 몽실몽실 하얗고 탐스럽다.
하천 비탈길 따라 억새가 바람에 춤을 추고 강가에는
갈대꽃이 우거저 새들이 숨바꼭질을 한다.
내 마음에도 가을바람이 스며들어
설렘이 억새 춤을 춘다 갈대춤을 춘다.
이래저래 가을은 떠남의 계절인가 보다.
목적 없이도 그냥 어디로든
훌쩍 떠나고픈 방랑끼가
문득문득 일어난다.
아! 이래서
가을이구나~~
ㅋㅋ, 뛰어야 벼룩.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엄청 들뜬 마음으로 시월의 설렘을 주체 못 하고 기껏 찾아 나선 곳이 태화강 국가정원,
그래도 막상 찾고 보니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가을 채색에 예쁜 그림엽서 한 장을 받아 든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나쁘지않은 기분, 멀리서 관광도 오는데 울산 시민에겐 가성비 최고인 가을 나들이 명소가 아니겠는가....
왕버들나무가 저렇게 자랐구나. 고목이 다 되었네.
태화강 공원이 생긴지도 어느새 참 많은 세월이 흘렀나 보다. 이래저래 세월은 참 잘도 간다.
가는 세월을 묶어둘수도 없고 속절없이 늙는 나이를 어찌 피해 가리오만
육신이 늙는다고 마음마저 늙을까? 그렇게 마음만은 한사코 청춘이고 저,
오늘 나 백일홍 꽃밭에서 한 송이 꽃이 되고,
갈대꽃, 억새꽃, 바람의 춤사위 따라
비상하는 한 마리 학이 되리로다....
국화는 아직 선잠 깨는 중(?)
시월의 햇살 먹고, 이슬 먹고, 개화하여 군락을 이루면 다시 와야겠다.
가을엔 늙은이도 시 한 소절 읊으며 소녀가 된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 / 세월이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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