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맑고 바다는 푸르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는 어느 날 코로나 때문에 만남이 끊겼던
절친에게서 안부 전화가 왔다. 정말 오랜만이다. 얼마나 반갑던지,
여러 말이 필요 없었다. 백신 접종으로 무장도 했으니 이제는 얼굴 봐야겠다고, ㅋㅋ
듣던 중 반가운 소리.... 한 고향에서 같이들 태어나서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고 각자 가정을 이루면서
헤어졌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이 세월까지 쭈욱 이어 저온 오랜 우정이다. 물론 고향 친구들이 더러 있지만
우리 세 사람은 초등학교 동기라 더욱 각별하다. 더 미룰 이유가 없다.
며칠 뒤 방어진 대왕암공원에서 바로 만났다.
등산 마니아인 서창 친구는 멀리서도 약속보다 일찍 도착해
한차례 공원 둘레길을 걸었다고 하면서 손을 흔들며 씩씩하게 다가오는 실루엣,
한 이년여 못 만난 듯싶은데 확실히 조금씩은 흰머리도 늘고 주름도 깊어진 느낌이 들었지만
묵은 이야기를 수다로 털어내며 재잘재잘 거릴 때는 영락없이 십 대 소녀들이었다. ㅎㅎㅋㅋ~~
출렁다리도 건너고 대왕암 해안을 돌고 슬도까지 바닷바람에 옷자락을 펄럭거리며 걸으면서
소풍 나온 아이들처럼 즐거웠다. 울기등대 주변에는 털머위가 노랗게 꽃을 피워 군락을 이루었고
슬도로 이어지는 자갈길 해변 따라 하늘거리는 억새들의 춤사위가 가을 정취를 더욱 풍미롭게 하고
뭉게구름이 목화송이처럼 몽실몽실 부드럽게 수평 선위를 떠있는 슬도 등대 주변에는 보라색
해국이 해풍에 하늘하늘 슬도의 아름다운 풍경은 두말하면 잔소리, 직관하지 않고는
어설픈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내 친구들도 만개한 꽃처럼 활짝 피운 건강하게 살아낸
인생의 꽃이 못잖게 아름답다. 슬도가 초행인 서창 친구는 감탄을 연발하며
아이처럼 좋아하더라. 귀여운 내 친구들... 걷고 웃고 떠들며 몇 시간을 해안을 돌며
사진 찍고 하다 보니 금세 해거름 하루가 기운다.
시간이 넘 잘 가더라....
키 큰 서창 친구와 키 작은 호계 친구의 사진을 찍어주며
우리 셋은 마냥 즐거워 웃음이 끊이지를 않았다.
정말 너무 좋다 친구들아~~
내 폰으로 셋이서 셀카를 찍을 때마다 클로즈업 되는 내 얼굴이
강한 바람에 일그러지며 큰바위 얼굴이 된다.
못 말려....
술 좀 마시는 서창 친구 왈,
오래간만에 술 넘김 목 운동 하자며 재촉하네. 서둘러 인근 회센터를 찾아갔다.
가을 전어가 제철이니 싱싱한 오징어까지 곁들여서 푸짐하게 회 한 접시를 시키고
참으로 간만에 절친 셋이서 테이블 앞에 둘러앉았다. 첫 잔은 소맥이라는 친구 따라 가볍게 한잔씩
건배 잔을 부딪히고 취할 때까지 고~ 고~ , 한잔도 버거워하는 호계 친구도 잔을 들고 싱글벙글,
나는 기분이 업되어 주량 센 서창 친구와 대작하며 그날 나 완전히 취했다.
그래도 기분은 짱이였어. 사랑해 보약 같은 친구들, 건강관리 잘하고 자주 보고
오래도록 우정 이어가자. 곧 또 만나자~~~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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