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나들이도 꽤 오랜만이다. 아니 아주 오랜만이다. 작년 늦봄에 다녀오곤
일 년 만이다. 지척이 천리라고 울산의 인근 도시면서도 찾기가 쉽지가 않네.
찾을 때마다 자주 들려야지 하고는 늘 공수표다. 꼭 멀리로 떠나지 않더라도
경주는 계절마다 다른 분위기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늘 내 마음에 휴식과 삶에의
여유를 주는 곳이다. 그러면서도 자주 찾아지지 않는 것은
역시 게으른 탓일 게다. 왕년엔 나도 참 여행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거 좋아했는데 이사도 했지 또 코로나
시기에 맞물려 점점 행동반경이 좁아졌지, 해서 뭐 암 커나 이래저래 신체적 나이보다
마음의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되는 느낌이다. 집콕의 날들이 길어지니 매사 시큰둥
한마디로 의욕과 열정의 상실이다. 유일한 낙이였던 옆지기와의 불금 데이트도
건너뛰기 일수다. 나이에 비례하며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이 단연 병치례가 잦아진다는
것도 큰 이유다. 울 둘만의 데이트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옆지기에겐 사실 많이 미안한 마음이다. 그런 자잘하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심신의 나태를 이유로 내가 자꾸
태클을 거는 셈이거든, 그래서 오늘도 등 떠밀리듯 했지만 그래도 기운 추스르고 모처럼
경주 보문호수로 콧바람 쇠러 집을 나섰다, 가뭄 탓인지 호수면이 많이 낮아져 있었지만
소나기처럼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의 기운이 따끈한 늦봄의 햇살을 헤집으며 상쾌한 기운을
더해준다. 역시 옆지기 말 듣기를 잘했다. 바깥으로 나오니 기분이 좋기는 좋네. 자동차 카페의
창가 자리에 앉아 보문호수를 바라보며 느긋한 사색에 잠긴다.
지금 마음 같아선 "여보! 우리 자주 나들이 나와요."이지만
막상 집에 가면 또 이 생각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ㅋㅋㅋ
늦은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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