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어쩐지 그날 예감이 뭔가 좋지가 않았던
것 같았다는 것을 일을 당하고 나서야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뭐든 한 발씩 촉이 늦다는 건 아무래도 감이
둔하다는거곘지? 친구들은 내가 병원 신세 진 것을 나이 땜(칠순) 하는 거라고
진지하게 말하더라. 진짠가? 하고 고개를 갸웃둥해보는 것도 역시 멘털이 약해진
탓일 거다. 육고기를 전혀 못 먹던 내가 사십후반 중년에 들어서면서부터 조금씩
식성이 변하면서 육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라면만 먹어도 두드러기가 났고 고기 먹는
사람과 겸상해서 같이 밥을 먹어도 두드러기가 났었으니까.... 어쩌면 성장 시기에
고기를 전혀 못 먹고 자란 체질이라 내가 면역력에 유난히 약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는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익힌 것은 물론 지금은 날것인 횟간부터 육회에 선짓국까지
먹게 되었다. 내 체질이 완전 천지개벽을 한 셈이다. 물론
지금도 한 번씩은 곰국 같은 진한 국물을 먹으면 두드러기가 나기는 한다. 그러니까
내가 발병하기 전에 횟간이 당겨서 옆지기를 졸라 육회 하는 맛집을 찾아 세 개 구를
검색 끝에 남구에 있는 대한육회라는 식당을 찾아가 포식을 했는데 사실 그날부터
약간 한기가 느껴지면서 컨디션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느낌이어도 그러다 말겠지 했다.
너무 맛나게 잘 먹었으니까....
"먹거리 좋고...., 요때 까지는 진짜 기분 짱이었다."
육회 먹은 날 후로 슬슬 조짐이 시작되었고 결론적으로
울산대공원으로 장미화원을 다녀온 뒤로 발병이 시작,
그날 아마도 한 시간 훨씬 넘게 걸었다. 게다가 저녁에는
갑죽거리며 한 잔 마시고 아는 동생이 하는 노래방까지 가서 두어 시간 흥풀이를
했으니 무리는 무리였다. 좀 자중하지, 지금 생각해봐도 할 말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장시간 걷는 것에 내 체력은 무지 민감하다. 무리하게 많이 걸은
일이 있은 후에는 꼭 포진이 발생했으니까, 담당 의사도 참 유별난 체질이라며
웃으셨거든... 그러니까 처음에는 포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어.
어쨌거나 부실한 관리로 결국은 입원, 수술을 받는 낭패를 겪고 나니 새삼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실감하게 되었다. 암튼 모든 것은 세월이 약,
지금은 시간이 두 달쯤 흐르고 나니 건강이 90%는
회복이 된 것 같다.
~ 울산대공원관람 뒤풀이, 곧 닥칠 불운도 모르고 ㅋㅋㅋ~
퇴원하고도 입맛이 돌아오지 않아
맛있는 단골집 국밥을 먹고도 오바이트 나던 생각이 나서 아찔해진다. 이제
살만해지니 미루어뒀던 그간의 사진들을 뒤늦게 모아 모아 정리하면서 쓴웃음이
나온다. 늙고 힘이 없어지면 역시 자식의 손길보다는 옆지기의 보살핌이 최고인
거 같다. 아무래도 자식들은 지들 살기도 바쁘니까. 여보 우리 건강 관리 잘해서
자식들에게 짐은 되지 맙시다. 알았어요?
먼저 가지말고 오래 내 곁에 있어줘요.
약속~~
"단골 맛집 국밥, 신체 상태 분량, 결국은 먹다 말고 수저를 놓았다...."
"퇴원 소식 듣고 병문안 와준 내 친구들 고마워~"
- 5월~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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