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처님을 섬기는 것은 비단 공덕을 바라서만이 아니다.
인간사 백팔번뇌 옥죄는 마음을 불심을 빌어 다스릴 수 있다는
간절한 믿음 때문이다. 불교신자가 된 것도 불심이 깊었던 엄마를 보며
그냥 시나브로 자연스럽게 몸에 베이게 된 믿음 덕이다. 더구나 부족함이
많은 여린 중생으로 살다보니 나의 나약함을 숨김없이 읊조리며 기대고
의지하며 속내를 드러내놓고 부처님의 위안을 구하며 사는 것이
나에겐 완전 딱이었다.
억새꽃처럼 흰머리가 세월의 바람결에 휘날리는 이 나이가 되니
지금의 내 모습이 어쩌면 이렇게도 생전의 내 엄마를 닮았을꼬....
무엇이든 풍족하게 다 해주고싶지만 부자 부모가 아니라서 물질적으로
자식에게 해 줄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다. 이럴 때 부처님을 찾아 무아지경
자식을 위한 기도에 몰입 마음 수양 정신수양 비움과 채움의 지혜를 발원하며
깨달음을 구하고 온다. 궁극적으론 부족한 엄마로서의 자격지심에 의한
자기 위안일지도 모른다. 아마 생전의 울 엄마도 이와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아무리 신통력이 있다 하여도 실질적으로야 부처님이 무슨 복을 어떻게
내 손에 쥐어주리요마는 신통하게도 부처님 앞에서 기도만 하고 오면
마음이 넉넉해지고 세상만사가 편안해 보이니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내게
주시는 가피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부처님을 향한 공경심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뭐 그렇다고 열정적으로 불경 공부에 심취하거나 사찰의 법회
행사마다 두 팔 걷어 부치는 열성 불자는 더욱 아니다. 딱 내가 필요한만큼의
믿음으로 부처님의 가피를 구하는 한마디로 얄미운 불자인 셈이다. ㅎㅎㅎ
그래도 부처님 찾는 발길이 뜸할 경우엔 꼭 꿈에 현몽을 하신다.
부처님이 나타나시고 불경을 외우는.... 마찬가지로 내가 사찰에 들려서
대웅전보다 산신각을 먼저 찾게 된 연유도 꿈속의 계시 때문이다. 벌써
몇 해나 흘렀다. 너무도 선명하게 꿈속에 백발의 노인이 등장 산신각 부터
들렸다 대웅전으로 가라고 일러 주시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 꿈 이후로
어느 사찰에 들리든 언제나 대웅전은 밖에서 반배하고 산신각부터 들렸다
대웅전 법당을 찾는다.
아이들도 그런다 엄마가 부처님께 정성으로 기도를 해주시니 저들이
건강하게 잘 사는 거라고, 얼마나 고마운 마음가짐인가. 모두가 부처님의
공덕이 아니겠나 감사할 따름이다. 코로나 때문에 몇 년을 사찰 법회 등
행사가 잠잠하더니 주지 스님이 큰 마음을 내셨는지 시월 가을에 산신제를
봉행하신다하여 두말 않고 동참을 했다. 행사로 승무와 바라춤 까지~~
가을 햇살이 경내를 부처님의 자비처럼 따사로우니 내 마음에도 성불의
기운이 가득, 한아름 신령님의 복을 넘치게 받았다.
이 복을 내 자식을 위해 고스란히 돌려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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