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카페 문화가 대세인 듯 조금만 뷰가 좋다 싶은 곳엔
들어섰다 하면 카페다. 물론 자가용으로 어디든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다는 교통수단이 좋은 이유도 한몫을 하는 걸게다.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라면 아마 어림없을걸. 큭~ 혹자는 "그건 네 생각일 뿐" 할지도 모르지....
그런데 북구 무룡로 정자 구길 달곡 주말 장터를 오가며 눈여겨 봐둔 카페 수화림,
거긴 아무리 봐도 사람 왕래가 잦은 곳도 아니요 빼어나게 주변 경관이 좋은
위치도 아닌 곳에 카페가 있다? 그냥 마을 가는 한산한 시골길인데 그 참~~
그렇게 늘 궁금하던 터라 하루는 옆지기를 부추겨 기어이 그 카페를 찾아가 봤다.
한참 무더위가 극성인 여름날이었다. 지나치며 도로에서도 카페 건물이 보일
정도이니 집 나서서도 금방 도착했다. 카페 앞에 공터가 있어
주차 하기는 좋았다. 정원 입구의 안내 펫말이 대박 셀프카페?
입장료는 남녀노소 없이 5,000원,~~ 선납 후 입장이다
카페 입장 조건을 숙지하고 마당으로 들어서니 카페 건물이 올려다보이는
제법 널찍한 마당에는 물줄기를 내뿜는 작은 연못을 에워싸고 아기자기 예쁘게 잘 가꾼
아름다운 정원이 눈앞에 펼처진다. 우와! 진짜 좋네. 카페를 올라가는
길옆으로 시골집 뒤란 장독간이 연상되는 항아리들을 옹기종기
모아놓았다.
대추나무도 탐스럽게 열매를 달고 가을을 기다리고 있고
인동초는 넘쿨을 뻗으며 곱게도 꽃을 피웠다. 모든 풍경이 소박하고 여유롭다.
분재에 달린 열매는 사과인가(?) 고놈 참 탐스럽네....
카페 주변을 둘러싼 마을의 앞산과 뒷산 풍경도 고향을 찾은 듯 정겹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자연인이 사는 산골 통나무집 거실에나 있을 법한
장식품처럼 눈에 확 들어오는 나무로 빚은 커다란 동물 조각품들이 60~70대 남성
세대들을 아우르는 맞춤형 인테리어랄까? 암 커나 꾸민 듯 안 꾸민 듯 정말 올드한 실내
분위기에 일단은 실소가 나오더라. 이런 곳도 있구나 싶으면서도 나름 색 다르고 괜찮아
보였다. 조금은 눅눅함이 느껴지는 여름날 오후 시간, 에어컨 대신에 열어놓은 두 곳의
출입문을 통해 얕은 산속 바람이 더위를 애써 참을 만큼은 들어오고 있었다.
수화림은 음료 등 먹거리가 셀프로 운영되는 무인 시스템에 강냉이 튀밥,
냉장고에 있는 과일 등 모든 주전부리 그게 또한 무한 리필이다. 암커나
아무리 무인 시스템이라지만 사장인 듯싶은 중년의 남자 한 분이
가게 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처음 찾는 손님 에게는 셀프 이용에 대한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나처럼 그다지 바쁠 일 없는 노인네들이 주전부리하면서 세월아
네월아 친구들과 무료한 시간 때우기 딱 좋은 쉼터 같았다. 점심시간부터는 국수도 해
먹을 수 있단다. 양념과 고명은 준비해주고 국수도 삶아는 준단다. 다만 뭐든
쉬고 먹고 놀고 갈 때에는 반드시 뒷정리로 설거지와 식탁 정리는
직접 해놓고 가야 한다고. 재미있네 진즉에 와보는 건데....
카페 문 바로 우측에는
직접 고아 판매한다는 곰국 냉장고도 있었다.
내가 사 먹을 일이 없으니 굳이 가격은 기억해두지 않았다. 뭐 바로 집 인근이니
생각나면 또 언제든 바로 구매하러 오면 되겠더라고.... 그다음 시선 이끄는 곳은 좌측에 보이는
공연 무대다. 무대 위에는 연주를 위한 기타와 섹스폰 같은 악기가 준비돼 있었다.
평소 손님이 많거나 하는 낮 시간 때에는 라이브 무대도 하는 모양인데 하필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우리는 너무 한산한 날을 택해서 왔나보다.
음료 코너에는 꽃차 위주이지만 커피도 타 마실수 있다.
모두 무한 리필로~~ 식빵도 구워 먹으라고 잼도 갖춰져 있고....
더운 물을 받는 정수기 위 벽면에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팀이
다녀가며 남긴 사진들이 담긴 액자가 걸려있고 그 위에는 또 울산시가 주는
"정원이 아름다운 가게"로 지정되어 받은 우수상 펫말이....
예능프로의 촬영지이기도 하니 그 홍보효과로 나름 유명세를
탄 곳인 듯싶었다. 스마트 시대 정보교류의 시대이니 웬만큼 괜찮다 하는
곳이면 금방 블로그 소개로 핫플레이스가 된다. 옆지기랑 나도 가끔은 손쉽게
웹 사이트 덕에 가볼 만한 곳을 손쉽게 찾기도 하거든,
참 좋은 세상이다. 오래 살면 그 혜택 더 누리게 되겠지만
허지만 남은 여정이? 크크크~~~
늙은 색시를 위해 최고의 서비스 중인 울 옆지기,
어디로 나서든지 나들이 나가면 언제나 풀 코스로 옆지기의
시중을 받는다. 어떨 때에는 주변 시선이 민망할 때도 있지마는 그렇게
나를 챙기는 것이 자기의 행복이리는데 어쩔 것이여? ㅋㅋㅋ 울 옆지기 예쁜
유리 주전자에 물을 데워 국화차와 연잎차를 준비해 왔다. 고마워요~~
음미하며 차를 마셔보니 나는 국화차가 풍미도 있고 더 좋더라.
그래도 설거지는 내가 했지요....
점심에 국수를 먹을 수 있다 하여 그 시간 때에는 손님들로 많이 분빈다는데
오늘 우리가 들린 시간이 늦은 오후라 카페는 한산하고 우리 외에 딱 한 팀뿐이었는데
연령대도 우리와 비슷해 보이는 아주머니와 아저씨도 오래 머물렀는지 이내 떠나고 잠시 후에
스님 한 분이 서너 명 일행과 들어왔지만 가게 안을 오락가락하던 사장인 듯싶은 남자 분과는
지인인 듯 반갑게 알은체 하더니 내실로 들어가 버려 산자락 그림자가 노을빛을 머금고
개수대가 있는 창가를 기웃거릴 즈음까지 카페 안에는 우리 둘 밖엔 없었다. 아무리
특이한 분위기와 정원이 아름다워도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도 안 켰으니 젊은
사람들이 마니아 층이 되기는 쉽지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한두 번은 호기심으로
찾아올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카페 안의 조명 등이 하나씩 켜질 시간이 되자 우리도 서둘러
가게를 나섰다. 정원에서 예쁘게 인증숏도 남겨야 했거든, 어쩌면 오는 해 봄날 다시 또 찾아봐도
되겠다 싶었다. 한적한 산 중의 별장 같은 올드한 분위기의 수화림 카페를 말이다.
그때는 시간 잘 맞추면 잔치 국수도 먹고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을는지도 모르지~~~
카페 문을 나서면서 돌아보니 건물 뒤에
개 한 마리가 보초를 서는 닭장이 보인다.
얼핏 농장에 온 기분이 들기도, 참 분위기 묘한 카페로다. 각설하고 여름은 지나갔고
시월 중순이 가까워지니 조석으로 부쩍 날씨가 서늘해졌다. 무더위 속을 뚫고 궁금증 끝에
찾아가 본 숲 속의 셀프카페 수화림을 정리해 올리며 또 한컷 추억의 앨범을 남긴다.
단풍 고운 이 가을엔 또 어느 멋진 곳으로
여행의 발품을 팔지 검색해봐야겠다.
-10월,12일-
>
'일상 스케치( 사진 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즐거운 일상의 흔적들~ (140) | 2022.11.17 |
---|---|
가을 산신제 (124) | 2022.11.07 |
바다 (카페) 이야기 (132) | 2022.10.01 |
이제 살만합니다~ (203) | 2022.09.04 |
오늘, 밥 챙기기 싫은데~~ (177) | 2022.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