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오빠 / 김귀수
긴병에 효자 없다듯이 십수 년 병상 생활에 햇수를 꼽으며 지친 마음 아득하다 여겼더니 첫새벽 부음을 전해 들으니 모든 것이 찰나인 듯 허망하여라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던가요
나는 어이 박복하여 남형제 마다 천수를 못 누리고 이 세상을 원통하다 절통하다 명치끝 마디마디 대못 박힌 슬픔을 남기고 떠나는지요? 가슴 찢는 비통함을 남기고 떠나는지요?
이 동생 흰머리 봉두난발 불원천리 달려와서 오빠의 영정 앞에 어푸러져 숨이 질듯 울기만 했네 먼 길 핑계 말고 생전에 면회 한번 더와볼걸
어이~어이~ 불쌍한 우리 오빠 저 세상에 가시거든 엄마도 만나고 동생도 만나서 이승의 모든 세상살이 까맣게 잊으시고 아픔 없이 슬픔 없이 웃는 얼굴로 복록을 누리소서 술잔에 눈물 담아 오빠의 명복을 빌고 또 빌었네
삼일장 발인 끝에 한 줌의 재가 되신 울오빠 유골함 안치하고 납골당 하직할 때는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또 나도 울고 겨울비는 그렇게 하염없이 하염없이 슬픔 되어 울음처럼 흐느끼듯 내렸네
2023년1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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