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창작.(자작· 수필&산문&시...

13년 전의 일기

가을비 우산 2006. 10. 21. 15:26

 

      13년 전의 일기/김귀수 1~ 밤마다 등촉을 대낮같이 밝히고 주검같은 긴~밤을 가슴속에 모셔들인 부처님전 읍 하고 무릎이 아프도록 백팔염주 세여가며 절하고 또 하고 .. 인간의 마음속에 현존하옵는 이세상 모든 신들이여 자비로운 손길로 집떠난 내아들을 돌아오게 하옵소서... 2~ 동해안 바닷가를 눈물로 헤매이고 불영계곡 골골마다 아픈 한숨 뿌려놓고 칠흑 어둠속을 허무하게 돌아 올적에 너없이 지새울 이 밤의 무게로 마른입술 찢어지고 타는가슴 피빛으로 멍들어라 지나는 아이마다 모두가 너를 닮아 지나 온 길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너이 또래만 눈에 띠면 가슴이 내려앉고 또 내려앉고... 3~ 정처없는 발길로 지향없이 너를찾아 모래사장 자갈밭을 미친듯이 헤매일때 발걸음은 더딘데 마음만 급하드라 애야 ...애야... 내 아들아... 목메인 외침은 무심한 밤바다에 흔적없이 잠식되고 무관한 어부들의 천연스런 어망 손질이 그리도 원망스럽드라 바람같은 네소식에 허둥대든 바래움이 또 다시 무산되고 슬픔의 골은 깊어만가니... 검붉은 엄마의 가슴에다 절을 짓고 너를 위한 염불함께 목탁을 두드린다 4 어디에 있느냐 아들아?... 엄마가 바람이면 너 머무는 곳에 소리없이 다가가서 가만히 머리카락 쓸어주며 두 뺨에다 뽀뽀라도 하련마는... 어디에 있느냐 아들아?... 엄마가 별이라면 너 머무는 곳에 소리없이 다가가서 나즈막히 귓가에다 소그소근 내사랑을 전해라도 주련마는... 어디에 있느냐 아들아?... 엄마가 달빛이면 너 잠든 곳에 소리없이 다가가서 이슬처럼 내려앉아 피곤한 네 몸 위를 부드럽게 감싸주련마는... 건강하게 잘 자란 둘째에게 이 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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