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수 /김귀수
하얀 도화지를 펼치면 내 고향이 보인다.
철새떼 지나는 파란 하늘에는
솜사탕같은 뭉게구름들
아름다운 풍경으로 사계절이 병풍같은 산하...
졸졸졸...
계곡따라 흐르는 실개천에는
비단개구리 짝을 부르고
이끼긴 암벽 돌틈 사이로
산국화에 연보라색 도라지꽃이
바람에 향기롭다 .
어린 목동 무등타고 소 풀 뜯기는
벼 익는 들판을 지나 마을길 들어서면
짧은 단발머리 나비 고무신 신고
마을앞 공터에서 고무줄 뛰며 공기돌 놀이도 하고
마을앞 냇가에서 미역감던 나 어릴적 동무들이 그리워 ...
코스모스 나팔꽃이 한데 어우러진
마른 나뭇가지로 얼깃설깃 둘러처진 울타리를 타고
빨간 고추잠자리떼 춤사위를 펼치는
정다운 시골 집...
보따리 책가방에 양철필통 딸랑거리며
싸릿문 들어서면
무명 앞치마에 젖은 손 문지르며
나를 반기던 그리운 어머니...
살며시 눈감고 귀기울이면
초가지붕 굴뚝위로 저녁연기 모락모락
된장냄새 구수한 고향의 소리가 들린다.
하얀도화지를 펼치면 내 고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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