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창작.(자작· 수필&산문&시...

향 수

가을비 우산 2006. 10. 23. 01:17

    향 수 /김귀수

 

하얀 도화지를 펼치면 내 고향이 보인다.

철새떼 지나는 파란 하늘에는

솜사탕같은 뭉게구름들

아름다운 풍경으로 사계절이 병풍같은 산하...

 

졸졸졸...

계곡따라 흐르는 실개천에는

비단개구리 짝을 부르고

이끼긴 암벽 돌틈 사이로

산국화에 연보라색 도라지꽃이

바람에 향기롭다 .

 

어린 목동 무등타고 소 풀 뜯기는

벼 익는 들판을 지나 마을길 들어서면

짧은 단발머리 나비 고무신 신고

마을앞 공터에서 고무줄 뛰며 공기돌 놀이도 하고

마을앞 냇가에서 미역감던 나 어릴적 동무들이 그리워 ...

 

코스모스 나팔꽃이 한데 어우러진

마른 나뭇가지로 얼깃설깃 둘러처진 울타리를 타고

빨간 고추잠자리떼 춤사위를 펼치는

정다운 시골 집...

 

 보따리 책가방에 양철필통 딸랑거리며

 싸릿문 들어서면

무명 앞치마에 젖은 손 문지르며

나를 반기던 그리운 어머니...

 

살며시 눈감고 귀기울이면

초가지붕 굴뚝위로 저녁연기 모락모락

된장냄새 구수한 고향의 소리가 들린다.

하얀도화지를 펼치면 내 고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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