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017년 올 한 해도 절반이 흘러가고 후반기로 돌입 칠월이 시작되었다. 내 사는 일이 어느 달이 건 별반 다를 게
있겠냐마는 유독 유월 이 한달은 병원을 자주 들락거린 셈이다. 검사 몇번을 받고나니 지갑에서 머니가 휘리릭 늦가을
단풍잎처럼 사정없이 떨어져나가더라는 말씀. 어머 피같은 내 돈..." 백수로 맨날 먹고 놀면서 자식들 앞에, 옆지기 앞에,
도통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러니 더욱 체력관리 하면서 웬민큼 아픈 건 무시하면서 그저 생글생글 울 집안의 화초요 등댓
불이 되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더 느낀다. 우리 집에서 나는 그만큼 소중한 존재이거든, ㅋㅋ
입맛 없는 날, 옆지기와 손 잡고 도로 건너 골목길에 생긴 착한 횟집을 찾아 반주 한 병 비우면서 즐거운 저녁 한끼,
사는 동네라고 얼굴이 시뻘게져도 안심하고 쇠주잔 비우는 간 큰 울 옆지기,
요날은 또 기분이 색다르게 좋았던 것은 대학병원에서 정기 검진도 받고, 또 추가 검사 예약도 하고, 그래서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는데
골드미스 막둥이가 퇴근길 울대 근처 횟집으로 우리 두 늙은일 초대 근사한 저녁 한끼를 대접했단 거다. 내가 생선회를 참 좋아하거든,
음~ 센스쟁이, 역시 우리 딸 최고.
또 다른 날에 대학병원에 들렸다가 옆지기랑 울기등대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멋진 커피숍 창가에 앉아 후식으로 커피를 즐기는 중,
등대 솔밭길을 따라 산책도하고 바닷바람도 쐬고. 저만큼 멀찍이 대왕암도 보인다.
잔잔한듯 바람이 꽤나 세차다.
저 숲 너머로 돌아가면 드라마 촬영으로 더욱 유명해진 방어진 슬도가 있다. 알고보면 울산도 울기등대, 일산 해수욕장,
주전, 정자, 등 해안가 경치가 참으로 아름답다. 이렇게 오늘도 해풍으로 병원 냄새를 말끔히 씼어버렸다.
어떨 땐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참 많은 걸 누리고 사는 복이 많은 여인네라는 생각이 든다. 내 기분을 넘나
잘 헤아려주는 옆지기에. 열심히. 그리고 착실하게 자기 몫의 삶을 잘 챙기며 사는 효심 깊은 자식들 까지,그러니
더욱 내 몸 하나도 제대로 건사 못한다면 말이 안된다. 물론 나이 들어가니 건강도 인력으로 잘 안 되는 것도 같다는
불안한 느낌이.., 가뭄속에 유월도 끝자락을 향해 가던 어느 날, 울 옆지기, 또 내 기분 전환을 시켜 준다며
사무실을 일지감치 박차고 나왔더라.
청도 산내 가는 길목, 분위기 아늑한 통나무레스토랑, 상호도 숲속의향기더라.
별 거는 아니지만 오늘은 어울리지 않게 우리도 칼질을 한번 해 봐(?)
칵테일을 주문했더니 하필 준비가 안됬단다. 그럼 메뉴판에 있는 송이주라도? 것도 없다네,
그래서 때 이른 국화주 한 병, 콜,
후식으로 차는 공짜더라. 나는 시원한 매실차. 당신은 따끈한 아메리카노,
아직 심장내과 검사를 남겨놓았지만, 모든 검사가 결과가 좋게 나오기를 간절히 바람해 본다. 오늘은 신경과에서 근전도
검사를 먼저 받고 나와서는, 옆지기랑 성안동 친구 가게에 들려 쇠고기 비빕밥 사 먹고, 가게 친구와 좀더 수다를 떨고
싶었지만 손님들이 계속 들어와, 할 수 없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커피는 분위기를 찾아 범서 선바위 쪽으로 차머리를 돌렸다.
카페 창밖으로는 태화강 상류천이지만, 날이 가물어 흐르지 못하고 고인 물줄기가, 연못처럼 수초를 덮어 쓰고 있었다.
자주 아프면 빨리 늙는데. 정말이지 내가 봐도 요즘 급속히 노화가 진행되는 느낌이다. 립서비스이겠지만 지금까진 그래도
나이보다 젊어 뵌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는데. 아이 슬퍼.ㅠㅠ..."
유월의 마지막 날, 드뎌 모든 검사를 마무리 지었다. 결과는 7월 5일이면 알게 될거고, 어쨌거나 밀린 숙제를 마친듯 마음마져 후련하다.
옆지기도 덩달아 마음이 가벼워졌는지 병원으로 또 나를 데릴러 와줬고, 구청과 세무서 등 자기 볼일을 끝내고 조금 늦어진 시간이였지만,
한정식 잘 한다는 화봉동 맛집으로 나를 데려가 주었다. 여긴 점심, 저녁, 하루 두 차례 정해진 시간에만 장사를 한다고, 낮 12시 땡하면
가게 문을 열어 3시면 스톱, 또 저녁에는 5시에서 8시까지만 손님을 받는, 예약 않으면 차례를 기다리는 꽤나 알려진 그런 집이라고 했다.
우리도 예약 없이 찾아간 탓에 한참을 기다려야했고 그사이 시간을 채우며 독서 중, ㅎㅎ,
요거이 인당 14,000원 하는 옥돔 생선구이 정식이다. 깔끔한 상차림으로 먹을만 하더라. 역시 날 챙겨주는 건 옆지기 뿐이여..."
옆지기의 사랑에 보답하느라 나도 곰살맞게 대하를 껍질 발라 주는 중, 나는 새우를 별로 좋아 않는데 이 양반은 참 좋아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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