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쩐지 가을이 빨리 찾아오는 느낌이 든다. 며칠 전만 해도 무더위로 못 살겠다
생짜증이였는데 그게 언제였냐 식으로 이제는 홑이불을 걷어내고 좀더 두꺼운 이불을
꺼냈다. 그만큼 밤기온이 뚝 떨어졌다. 선선해진 가을바람을 느끼며 멍때리며 떠나보내는
여름날의 일상들을 되짚어보니 기억들이 새록새록 혼자서도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이제
온전하게 여름날의 흔적들을 정리하고 가을을 맞이할 일이다.
얇은 여름의 햇살이 해풍에 일렁이며 싱그럽던 어느 하루 입맛 돋구려 주전 당산
해안의 자연산 횟집에 들렸던 날의 한적하고 오붓한 풍경,
이제 자판기 커피는 저리가라(?) 조금은 입맛의 고급화를 추구하며 티타임은 전망 좋은 커피솝을 찾는다.
늙어갈수록 세련된 여가를 즐기고 싶다.
올해 여름은 유독 병원과 가까이 지낸 것 같다.
일산진 해수욕장 어느 커피숍에서 진료를 마친 후 카푸치노 한 잔,
전원주택 문의가 들어와 현자답사를 나선 옆지기를 따라나선 날 경북 산내 고개에서 메밀
막국수를 먹으면서 방송 탄 맛집이란 현수막이 말이 안된다며 쥔장의 음식 맛을 뒷담화도 했었지, ㅋㅋ
돌아오는 길엔 작천정 캠핑장 옆 새로 지어진 건물에 입주한 커피숍 2층에서 잠시 더위를 식히는 중,
이날은 햇살이 좀 두터웠거든....
점심에 국수가 땡기던 어느 날, 선바위 주변 옹심이 칼국수를 먹으러 갔지. 정말 소문대로 맛집이더라, 손님이 바글바글,
뜨거운 칼국수를 먹으면서 이열치열 땀 좀 흘려었다. 맞춤으로 바로 옆에는 선바위로 흘러가는 시원한 강줄기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커피숍이 있다, 여차하면 찾아가니 이젠 아주 단골이 되였다.
나는 영화 매니아다. 특히 공포 영화, 그러나 일부러 영화관 찾아가기가 번거로워
대채로 집에서 TV로 다운받아 영화를 보는데 간만에 옆지기랑 개봉 영화관을 찾았다.
것도 아주 날 잡아 두 편이나 봤다. 우리 집은 둘 다 못 말려, ㅎㅎ
애나벨, 생각보다 공포스럽지는 않았다. 내가 좀 세긴 쎈 모양,
점심을 먹고 애나벨 한 편을 관람하고 나오니 한 시간여 시간의 갭이 생긴다. 비는 솔솔 뿌리고...롯데시네마하우스
건너편 커피숍 2층에서 다음 영화 상영시까지 헤이즐럿라떼 시켜놓고 시간을 떼우는 중.
애나벨은 공포영화라고 식겁을 하던 옆지기도 이 영화는 잼나게 즐겨 본 모양,
참 심성이 여린 양반이라니까...두 편의 영화를 다 보고나니 바깥이 어느새 완전 어둠에 휩싸였다.
끼니때를 놓치면 못 견뎌 하는 울 옆지기 오늘은 날 위해 잘도 참아줬네.
가뜩이나 늦었는데 집 근처까지 와서 식당에 들렸더니 벌써 밤 아홉시가 넘었다.
월말 계모임 장소 섭외 차 일부러 이집으로 왔거든. 뭐 그럭저럭 모임하긴 괜찮은 듯 싶네.
매달 모임 장소 찾는 것도 영 쉽지가 않다.
만사 내 위주로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울 옆지기가 그냥 고맙고 사랑스럽다,
늦은 저녁으로 허기를 채우며 반주 몇잔에 세상 더없이 해맑고 행복한 표정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극장 안이 냉방이 넘 잘되어 좀 서늘하다 싶더니 계속 콧물이 , 아이 민망해라...
친구랑 전날에 한잔했더니 시원한게 땡기더라. 술독 오른 부스스한 얼굴로 눈꼽만 떼내고 모자 하나 훌렁 뒤집어쓰고
선바위 옹심이 칼국수 집으로 무작정 나섰다. 지난번에 뜨끈한 칼국수를 먹었으니 오늘은 시원한 메밀 냉국수로 해장하고
또 바로 옆의 커피숍에 들렸다. 또 지난번처럼 국지성 소나기가 한줄금 하늘을 훔치고 지나갔다. 에이 감질나, 이놈의 비
울산 관할 전체로 인심좋게 곳곳에 고루고루 팍팍 좀 내려주면 안되나...
커피숍 주차장, 소나기를 맞은 석류나무가 빗물에 젖어 푸른 잎사귀와 붉은 열매가
싱글벙글 싱싱하니 탐스럽다.
자꾸 나이는 들어가고 산을 타기도 체력적으로 벅차가는데 백세시대에 걸맞는 마땅하게 즐길
노년들을 위한 취미가 되는 소일거리나 놀이문화가 없다. 그렇다고 늘 계모임이나 술자리만
하기도 그렇고, 해서 옆지기랑 의기투합 평소 터부시해오던 콜라텍을 큰맘 먹고 찾아가 봤다. 오래
묵혀둔 장농 면허로 스텝을 밟느라 잠시 허둥댔지만 즐기다보니 옛 실력 조금씩 살아나네 살아나.
ㅋㅋ 그렇게 기분 내친 김에 오랜만에 노래방 가서 또 한바탕 마이크를 잡았다. 이름하여 오늘은 월말
우리들의 러브데이였거든.
그래서 완전 취했다는 말씀, 노래방을 나와 집으로 가는 길, 꼴불견 내 모습, 아우 민망해라,
옆지긴 뭐 저런걸 시시콜콜 다 찍어놓았을고, 두고두고 날 놀려먹을 심산이겠지 앙~ 얄미워.
안방에 퍼져버린 꼴 사나운 내 모습, 그 후 나는 옆지기에게 한참을 놀림 당했다.
이렇게 팔월은 가고 구월의 첫 주말, 옆지기랑 언양에 가서 휴가 기간이라 바람맞았던 그 분식집에 들려
오늘은 기어이 맛난 분식을 먹었다. 덤으로 맛난 만두까지. 오늘 울 랑 손 크게 노시네. 옆자리 손님이
시켜먹는 보리밥 정식이 아주 맛나 보인다고 다음번엔 또 그 정식 먹으러 오잔다. 나야 좋지롱.
와~ 만두다, 맜있겠다.
이걸 나더러 다 먹으라고라고요? 국수도 시켰는데, 내 배는 소배?
언양 나온 김에 K2 매장에 들려 아웃도어 세트를 선물 받았다. 곧 단풍철이니 들이든 야산이든 야외 나들이할 때
필요할 거라며 의상을 미리 준비해주는 거란다. 허긴 지금 집에 있는 건 좀 후지긴 했지. 음~ 울 옆지기 고마워 쪽쪽,
그래서 귀가 후 옆지기가 원하는 대로 착복식 워킹으로 자세 한번 잡아보았슴, 지켜보든 딸내미가 쓴웃음을 짓고 ㅋㅋ...
상큼한 아침, 머뭇거리는 옆지기를 부추겨 간만에 태화강변길 따라 아침 산책을 나섰다. 진짜 이렇게 둘이가 산책 나오긴 정말
오랜만이다. 넘 기분이 좋았는데 역시나 보이지 않도록 버려졌지만 간간히 눈에 들어오는 쓰레기들 때문에 또 온몸이 근질근질,
봉지도 준비 않고 나왔으니 옆지기의 만류로 주울 수도 없고, 에혀~ 역시 나는 집안에서 스트레칭이나 하고 실내 자전거나 타야겠다.
모처럼 옆지기랑 손잡고 아침 산책길 걸으니 무지무지 기분이 좋았다.
주렁주렁 영글어가는 밤송이를 보니 성큼 다가선 가을이 깊게 느껴지더라.
산책의 마무리는 운동기구로 끝을 맺었다. 우리 집은 이렇게 구월의 시작을 했다. 분명 건강하고 풍요로운 가을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나의 인생, 우리 인생, 건강하고 즐겁게 남은 여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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