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향기

젊어도 보았네 늙어도 보았네

엄마라는 나무에 자식이라는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일상 스케치( 사진 일기 !~~ 385

그리운 어머니

부모님 섬기기란 다 때가 있더라, 이제쯤 마음의 여유가 생겨나 효도에 눈길을 돌려보지만 때는 이미 늦어 부모님은 기다려 주시 지를 않고 이미 이 세상에 아니 계시네... 생 전 효자 다 어디 갔다가 뒤늦은 사 후 효심은 이리도 절절하던지 죽은 조상 섬기는 자손들의 발걸음은 집집마다 산소 찾아 추모의 정 애절하니 무덤 속에 누운 부모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지금만 같았으면 좀 더 잘 모실 수 있었는데... 조금만 더 오래 사셨다면 잘해 드릴 수 있었는데... 뉘 집 자손을 막론하고 다 한 번쯤은 부모님 산소 앞에서 속절없이 되뇌었을 넉두리일 게다. 고된 시집살이에 마음의 여유가 없기도 했겠지만 원래가 잔정 없이 무심한 성격이라 생전에 한 번도 살갑게 딸 노릇을 못했던 게 늙어갈수록 후회스러워 새록새록..

오월의 향기

몸이 심심한 건지 입이 심심한 건지 아무튼 계절의 여왕 5월의 품속이지만 낮시간 집안에 혼자 있는 내 삶의 일상은 그냥 무료하고 적적할 때가 많다. 이럴 때 눈치 빠르게 점심 한 끼라도 외식을 시켜주겠다는 옆지기의 마음씀에 그저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진짜 생각지도 않았는데 ㅎㅎ~~ 그렇다면 간만에 돼지국밥이 당기네. 오랜만에 다시 찾은 화봉동 국밥집, 코로나 때문에 예전만큼 붐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 집은 손님들이 꾸준하다. 수육 한판 비우니 배가 남산이 됐다. 와우. 웬 식탐, 이건 너무 과식한 거지.... 부른 배 쓰다듬으며 집으로 가는 길, 정자 구길 고개를 넘어가는데 벚꽃 진 가로수 나무가 그새 잎이 무성 해저 여름의 녹음 못지않았다. 초록 푸른빛에 두 눈이 다 시원하게 느껴지더라. 또 ..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4월 30일, 막둥이 생일이었다. (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우리 집 자식들은 거르지 않고 가족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등 밥 먹는 모임을 자주 가지며 우애가 돈독한 편이다. 항상 피서철 캠핑도 함께하고 겨울이면 스키도 함께 타러 가고 주말 같은 때도 짬 내어 술자리도 자주 한다. 자식들이 다들 엄마를 닮아서 술 마시는 일도 아주 자연스럽다. 큭~ 대놓고 좋아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형제들이 잘 지내니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으로선 그냥 마음이 뿌듯하고 행복하다. 그랬는데 근래에 들어서는 코로나에 발이 묶여 아주 이산가족이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막둥이 생일날 가족들이 모두 모여 잔치집처럼 북적대며 신나게 웃고 떠들며 즐겼을 텐데 올해도 어김없이 또 조용하게 보내게 되었다. 부모 마음에 ..

우중의 데이트

수술 예후는 좋은데 흐느적흐느적 봄비가 심난함을 더해주는 사월의 어느 하루다. 무료함이 극치를 달린다. 늙은이라 무턱대고 사방천지를 그냥 해대고 다닐 수도 없고.... 감기 걸린 강아지처럼 낑낑대는 내 꼴이 처량해선지 옆지기가 커피 한잔 사주겠다며 외출하잔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후다닥 옷가지 챙겨 입고 선그라스 장착, 집을 나서서 찾아간 곳이 주전 당사 언덕의 카페~ 바다 풍경이 아름답다. 이 카페는 남목 고갯길 꽃구경 다녀오며 눈여겨봐 뒀던 곳이다. 창박으로 보이는 풍경이 늙은이들의 데이트를 반겨주듯 아주 그냥 분위기 멋지게 띄워주네. 오락가락 부드러운 해풍을 타고 흩날리는 빗줄기가 유리창문을 타고 간지럽게 흘러내리고.... 역시 세상은 젊은이들의 세상인가 싶은 생각이.... 실내를 둘러봐야 ..

수술 후~(진즉에 할걸.....)

먼저 왼쪽 눈 수술할 때는 많이 긴장을 했지만 그래도 참고 잘 넘겼다. 그런데 두 번째 오른쪽 눈을 수술할 때는 참 많이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려 보호자로 동행했던 작은 며늘애가 걱정을 했을 정도다. 마취를 했지만 통증이 느껴졌거든. 나중에 보니까 핏줄이 터졌는지 흰자위가 벌겋게 충혈이 돼있었다. 말인즉슨 백내장이 심해서라더만.... 어쨌거나 두 눈다 무탈하게 수술을 마치고 안대를 벗고 보니 뿌옇게 흐려 보이던 현상이 말끔히 없어졌다. 시력이 1.0까지 밝아졌다. 대박~ 진즉에 수술할걸 그랬다. 처음엔 맨 눈으로 사물을 볼라치면 눈을 뜨고 깊은 물속 잠수라도 하고 나온 듯 불편함이 느껴졌지만 일단은 세상이 맑게 보인다는 그 사실이 경이로웠다. 물 만난 고기처럼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꽃놀이에 흠뻑 빠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