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김귀수 꽃이 피기 전엔 봄이 온 줄 몰랐습니다 꽃이 떨어지기 전앤 바람인줄 몰랐습니다 봄햇살 한 줌 무심히 콧잔등에 내려앉으면 그때야 시리도록 아픈 이 가슴 여태 나는 꽃그늘에 숨어 먼발치 그리움의 안갯속을 헤매면서도 그대가 정녕 나의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 지난밤 스쳐 간 봄비에 떨어진 꽃잎처럼 모르게 어느새 내 마음을 비켜 간 그대이기에 그것이 차마 이별은 아니였기를... 무심히 바람에 떨어지는 꽃잎처럼 봄날의 꽃길을 걸으면 마음의 빈자리에 다시 또 가득하게 쌓이는 그리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