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 아픈 날이 많아지는 건 확실하다. 거도 그럴 것이 수수십년을 아낌없이 써먹은 육신인데 젊은 날처럼 변함없이 멀쩡하기를 바란다면 대단한 착각이요 욕심이다. 더구나 나 같은 부류의 아낙이라면 더더욱이다. 층층시하 시집살이에 대농갓집 며느리로 손끝 물 마를 날 없이 큰살림을 살아야했으니까. 으휴~ 지금 돌아봐도 생각만으로도 어질어질 명치끝이 아릿해진다. 그 많은 일구덕에서 어떻게 버티고 살아냈는지 나 자신이 스스로도 대견하다면서도 현실은 병치레 잦은 허약한 육신으로 늙어가는 영광의 상처가 되어있으니 고생 많았던 내 지난 삶이 그냥 안쓰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야말로 피해 갈 수도 없는 여자의 일생, 그렇게 팔자려니 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참고 견디며 살아냈더니 이제는 내가 왕이로소..